제55일 : 그리운 조지아 집으로
1. 토머스 제퍼슨 기념관(Thomas Jefferson Memorial, 2017.7.20)
여행 55일째 마지막 날이다. 사전에 구글지도에서 검색해보니 미국 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 기념관은 숙소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그래서 워싱턴을 떠나는 날 아침 일찍 잠깐 들리기로 계획했다. 주차하기가 애매했기때문에 나는 그냥 차안에 있었고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기념관에 갔다가 왔다. 그런데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 업적은 무엇이지? 검색해보니 미국 독립선언서를 작성한 사람이라고 나와 있다. 엇! 2달러 지폐에 있는 인물이었다.
2. Plans are nothing; planning is everything
55일간의 미국 자동차 여행이 끝났다. 대부분은 KOA 캠핑장과 국립공원 캠핑장에서 텐트를 이용했고 모뉴멘트 밸리, 라스베가스, 솔트레이크시티, 뉴욕, 워싱턴에서만 모텔 또는 호텔을 이용했다. 숙소 예약과 공연 예약, 하루 동안 이동할 거리, 중간 휴식 장소, 구경할 장소, 그리고 식사 등을 3개월 전부터 계획한 것 같다. 몇몇 캠핑장은 계획을 변경하면서 위약금을 물고 취소해야 했다. 3개월 동안 계획하고 수정한 덕분에 55일의 여행 동안 타이오가 도로를 이용한 요세미티 국립공원 진입만 빼고는 모두 계획한 대로 정확히 실행할 수 있었다. 타이오가 도로는 엄청난 눈 때문에 거의 5월달이 돼서야 개통이 되지만 2017년에는 6월이 되도록 개통되지 않아 그 때만 단 하루 수정했을 뿐이다.
호텔 체크 아웃을 하고 주차빌딩의 주차요원으로부터 우리 차를 인수 받기를 기다리는 동안 주차장 벽에 다음과 같은 글이 쓰여 있었다. "Plans are nothing; planning is everything. -아이젠하워" 이 글을 읽었을 때 나는 전율했다. 마치 우리의 55일 여행을 한 마디로 표현해 주는 말인 것 같아서다. 정말 딱 들어맞는 말이었다. 계획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계획을 세우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다. 수정하고 수정하고 또 수정하다 보니 55일 여행의 전 노선이 내 머리속으로 들어왔다. 수정하고 수정하고 또 수정하다 보니 55일 여행의 일정대로 정확히 여행할 수 있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말이다. 우리는 모두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실제로는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시작하면 이미 반은 끝난거다'라는 뜻일 것이다. 나머지 반은 무엇일까? 처음 세웠던 계획을 보완하고 또 보완해서 도출된 완벽한 계획! 그것이 나머지 반이라 생각된다. 그 계획대로 실행만하면 되니까 말이다.
이날, 우리는 워싱턴에서 조지아까지 12시간을 달려 빌라리카 아파트에 도착했다. 연구년을 끝내고 우리나라로 돌아왔지만 1년 동안 머물렀던 미국 조지아주 빌라리카의 수영장이 딸린 아파트 단지, 55일간 여행했던 그 순간 순간들은 항상 그리움으로 남아있다. 그리우면 또 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