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미국 대륙 횡단

제54일 : 워싱턴

이은수_강문경 2020. 3. 10. 21:02

1. 워싱턴 DC 공원(National Mall, 2017.7.19)

 

   전날 워싱턴 내셔널 몰 근처 호텔에 숙소를 잡았는데 최악의 숙소였다. 뉴욕에서처럼 겉모양만 번지르르 하고 내부는 지저분한 호텔이었다. 게다가 방 구석에서는 찌른내도 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방을 교환해 달라는 생각을 못 했을까?'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다시 한 번 깨닭은 거지만 숙소를 검색할 때 오래된 석조 건물보다는 그냥 최근에 완공된 콘크리트 건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거 같다. 규모는 상관 없다. 내부 시설이 좋은 게 최고다. 차는 호텔 근처 유료 주차장에 주차했다. 여하튼 아침 일찍 내셔널 몰 구경을 하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내셔널 몰은 직사각형의 길쭉한 형태로 왼쪽은 링컨 기념관, 가운데는 조지워싱턴 기념탑, 오른쪽 끝은 의회의사당을 볼 수 있고 그 사이 사이에 갤러리와 박물관들이 배치되 있는 구조이다. 우리는 National Gallery of Art 조각공원을 시작으로 시계 방향으로 돌기로 했다. 

2. National Gallery of Art

 

   처음에 갤러리에 들어갔는 데 경비원이 제지하며 배낭을 한쪽 어깨에만 걸치라고 했다. 그래야 갑작스런 전시물에 접촉 파손을 방지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내가 뭐 잘못한 줄 알았는데 그냥 안내하는 거였다. "오케이, 땡큐"

   전시물이 너무 많다.

   자세히 보려면 하루 종일 봐도 모자랄 거 같다. 우리는 그냥 부지런히 사진만 찍었다.

   점심은 지하 푸드코트에서 먹었다. 부폐처럼 여러 음식들이 진열되 있고 내가 원하는 음식들을 골라 식판에 담은 후 최종 계산하는 방식이었다. 저렴했지만 맛이 좋았기 때문에 우리는 만족했다. 점심식사 후 무빙워크를 타고 이동했는데 갤러리가 또 있었다. 이름하여 National Gallery of Art - East Building! 

   동관 갤러리는 우리에게 친숙한 것들이 많이 전시되 있었다. 미키마우스, 마릴린 먼로, 그리고 모빌같은 조형물들! 

   몬드리안 작품도 있었다. 제목은 모르지만 많이 본 작품이다.

   피카소 칸딘스키 작품들도 눈에 띄었다. 민주야 사진 찍어야지?

3. 미국 의회의사당(United States Capitol)

 

   갤러리를 나와서 동쪽으로 의회의사당이 보인다. 가까운 것 같은데 한참을 걸어갔다.

   너무 더워서 의사당까지 가는 것은 무리였다. 우리는 의사당이 보이는 인공 연못 앞에서 신속히 사진을 찍고 이동했다. 그늘이 없고 가장 더운 시간이어서 그런지 아이들이 무척 힘들어했다. 할 수 없이 아이스크림 파는 트럭에서 슬러지를 사주었다. 꽤 비쌌지만 어쩔 수 없었다. 돈의 힘은 위대하다. 아이들은 금새 싱글벙글로 변해 있었다. 짠돌이 아빠가 돈을 쓴 것이 재미있나 보다.

4. 국립 항공 우주 박물관(Smithsonian National Air and Space Museum)

 

   예상했지만 항공 우주 박물관의 내부는 꽤 넓고 큰 규모였다. 우주선도 있고 비행기도 전시되어 있었다.

   과학 원리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설들도 여러개 있었다. 아이들이 신기해하고 좋아했다.

   GPS 장비들도 전시되 있었다. 미국이 운영하고 있는 획기적인 위치결정 시스템이니 당연히 전시되어야 할 것이다. 내 박사학위 논문 제목에도 'GPS' 단어가 포함되어 있다. 대학원 과정때 사용했던 장비인 Trimble 4800을 보고 아주 반가웠다. 또 2000년 5월 1일 빌 클린턴 대통령이 영구 중단을 선언한 SA(Selective Availability), 그것과 관련된 유명한 비교 결과를 인터넷과 논문으로만 봤는데 실제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니까 감회가 남달랐다. 여담이지만 SA는 GPS 정확도를 고의적으로 낮추는 것인데 실제로 5월 2일 4시부터 SA의 영향이 없어졌고 GPS가 대중들에게 더욱 유용하게 사용되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미국은 다른 이유로 SA를 없앴지만 말이다.

5. 스미스소니언 캐슬(Smithsonian Castle)

 

   항공 우주 박물관에서 나와 조지워싱턴 기념탑으로 가는 도중 건물이 멋있어서 찰깍 했다.

6. 조지워싱턴 기념탑(Washington Monument)

 

   조지워싱턴 기념탑은 내셔널 몰의 중앙에 위치해 있다. 탑이 높아 멀리에서도 잘 보인다. 검색해보니 169미터나 된다고 한다.

   동쪽방향에서 기념탑을 향해 다가가며 사진을 찍는 경우는 역광이어서 사진이 잘 안나왔다.

   기념탑을 지나면 해를 등지고 사진을 촬영하게 되니까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7. 제2차 세계 대전 기념비(World War ll Memorial)

 

   조지워싱턴 기념탑을 지나 조금 더 걸어가다 보면 분수와 조형물들이 보인다. 제2차 세계 대전 기념비이다. 이때도 더웠기 때문에 아이들이 사진을 찍으면서도 찡그리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기념비에서 링컨기념관사이에 인공 연못(Lincoln Memorial Reflecting Pool)이 있다. 링컨기념관 쪽에서 이 연못을 바라보면 연못 끝에 조지워싱턴 기념탑이 파란 하늘위로 딱 쏟아 있어서 매우 아름답다. 시간도 많이 지나서 강렬했던 햇빛도 많이 약해졌기 때문에 우리는 더 눈을 크게 뜬 상태로 사진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     

8. 링컨 기념관(Luncoln Memorial)

 

   말로만 듣고 책에서만 보았던 링컨! 그 기념관 앞에 와있다. 링컨 동상이 있는 기념관 내부에는 링컨 동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들로 엄청 붐볐다. 다른 나라 대통령이지만 노예 해방을 선언하고 실천하다가 반대파에 의해 결국 죽음으로 생을 마감하였기에 그의 숭고한 정신과 행동은 존중되어져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9. 한국전쟁 희생자 추모 기념비(Korean War Veterans Memorial)

 

   링컨기념관에서 조지워싱턴기념탑을 기준으로 오른쪽에는 우리 한국전쟁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공간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와 관계된 공간이어서 그런지 이곳을 지나는 내내 조심스럽고 경건한 마음이 들었다. 약 2미터 정도의 대리석이 담벼락처럼 계속 이어져 있고 한국 전쟁과 관련 그림이 새겨져 있다. 제일 마지막 부분에는 새겨져 있는 글이다. 'FREEDOM IS NOT FREE', '자유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10. 한번 더 조지워싱턴 기념탑을 배경으로

 

   되돌아 가면서 다시 한 번 찰깍! 연못에 비친 기념탑과 구름, 그리고 파란 하늘까지 더해져 매우 아름답다.

11. 백악관(The White House)

 

   백악관은 내셔널 몰의 조지워싱턴 기념탑에서 직각 방향으로 링컨 기념관 거리 만큼 떨어져 있다. 우리는 천천히 걸어서 백악관에 도착했다. 백악관 앞 광장에는 공연을 하는 사람들, 공연을 구경하는 사람들, 기념 사진 촬영을 하는 사람들, 그리고 무장 경찰들이 자유로이 움직이고 있었다.   

12. 저녁은 햄버거로(Ollie's Trolley)

 

   숙소로 돌아오면서 미리 검색해 두었던 햄버거 가게로 향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가게라고 한다. 가게 안에 들어갔는데 노랑색 계통의 실내 분위기와 오래된 듯한 장식품들과 액자에서 옛날 분위기가 느껴졌다. 햄버거를 시켰서 먹었는데 뉴욕에서 먹었던 쉑쉑 버거보다 훨씬 맛있었다. 워싱턴에 다시 간다면 분명 다시 들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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